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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1 20:05
지난 토요일에 준유가 태어났습니다. 예정일보다 하루 늦게, 이사 다 하고 짐정리까지 마친 환상적인 타이밍에 태어나주었죠.

새벽 5시에 진통이 오는 걸, 남편 잠 좀 더 재우고 밥까지 먹고 가려다가 하마터면 늦을 뻔 했습니다. 서너 배는 빨리 진행이 되더군요. 오전에 나올 줄은 저도 정말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첫째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는 더욱 더 쌩쌩하게 조리 기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태어나고서는 준유가 컨디션이 조금 좋지 않았습니다. 모자동실하면서 아빠와 번갈아가며 품어주었더니 생후 나흘째부터 안기는 맛, 젖 물고 자는 맛을 알아버렸습니다. 고생스럽냐고요? 아니라고 할 순 없지만, 그보단 자랑스러움이 큽니다. 아기에 대해서나, 낳고 보살피는 우리에 대해서나, 둘 다요.

지안이는 예상 외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정말정말 이런 것까지 바라지 않았는데, 질투하고 싫어하는 모습을 한 순간도 보인 적이 없습니다. 아니, 질투라는 말을 쓰기가 무안할 정도로 오히려 정반대의 반응입니다.

거울이며 피리며 뭐든 들고 와서 준유 보여 주려고, 준유 들려 주려고 갖고 왔다고 합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지안이가 안아주려고" 라며 안기까지 하고요, 뺨을 살짝살짝 찔러보며 "통통한 뺨" 이라고 말합니다. 엄마 ㅉㅉ를 만질 때와 똑같이, 짜릿한 듯 살짝 찡그리는 표정을 짓으면서요. 둘째가 나기 전 몇 달간 줄기차게 작은 아기 놀이("지안이 작은 아기예요. 숟가락질 못해요." 등등)를 하는 걸 백이십 프로 받아주었는데, 이젠 큰 아기 노릇을 맘껏 즐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엄마가 퇴원할 때까지 지안이는 할머니 댁에 자며 엄마를 하루에 두어 시간만 만났습니다. 나흘 만에 집에서 자게 되었는데, 하루 반만에 만나고서도 애틋함이 전혀 보이지 않아 오히려 제가 서운할 정도였습니다. 작은 아기처럼 안고 노래를 불러주니 평소처럼 좋아하더군요. 안심했습니다. 충격이 클 거라고 엄마 혼자 지레 걱정을 했을 뿐, 본인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느꼈던 거죠. 보관 이사를 하느라 어차피 할머니 댁에 살고 있던 상황이었고요. 온 가족이 동생에 대한 이야기를 미리 많이 해줬고, 지난 겨울에 이종 사촌을 맞은 경험도 있고 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습니다. 집 떠나 있을 동안 (증)조부모님이 끔찍히 잘해주셨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일 테고요.

그렇지만 어떻게 갑자기 아빠와 자려고 하는지(동생 나기 직전까지도 불만 끄면 돌변해서 아빠는 가라던-_- 애가), 모든 상황 설명을(엄마도 집에 가고 싶은데, 의사 선생님이 병원에서 이틀 자래요. 준유는 맘마 먹어야 하니까 엄마 옆에 준유, 그 옆에 지안이가 자자. 등등) 다 큰 아이처럼 받아들이는지는 엄마인 제가 봐도 알 수 없습니다. 그저 놀랍고(둘째가 태어난 것보다도 더), 기특할밖에요.

다시 준유. 둘째라 모든 게 마음 편합니다. (그리고 게을러집니다.ㅋ) 이번엔 산후 도우미까지 쓰니 몇 배는 더 편합니다. 처음 접하는 것에 대해서는 속속들이 파악하고 싶어하는 성격이라, 첫째 때는 제가 모든 걸 다 하려고 했고, 사소한 정보까지 놓치지 않고 공부하고 기록하곤 했습니다. 둘째 때는 언니가 조리하는 걸 봤던 경험으로('엄마가 다 안해줘도 잘 크는구나'라는 교훈을 얻었죠.) 조리사 분께 안겨놓고 남은 짐도 정리하곤 합니다.

준유는 초음파로 얼굴을 제대로 확인한 적이 없었습니다. 엄마 쪽보다는 아빠 쪽인 것 같다는 정도만 예상했죠. 성별을 알고 나서는 사실 별로 궁금하지도 않았습니다. ('엄마 닮은 예쁜 딸이어야 할 텐데'란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었으니까요.) 그러면서도 은근히 절 닮았으면 제 남동생같은 훈남이 나올텐데ㅋ 라는 일말의 아쉬움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 아빠를 닮은 정도가 아니라 빼다 박았습니다. 그래서요? 둘째에 대한 호감도가 급증했습니다. ^^; 남편처럼 생긴 남자가 세상에 하나 더 생겼다는 흥분감! 나중에 크면 (아빠 젊을 때랑 비교해서) 누가 더 잘 생겼을까 벌써 궁금합니다. 지안이가 딸아이고 감수성도 예민해서 둘째보단 첫째를 많이 챙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지안이가 워낙 잘 해주고 있는데다 외모라는 의외의 변수 때문에ㅎ 둘째가 엄마의 관심을 잡아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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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훈 | 2010/07/21 23: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ㅊㅋㅊㅋ 순산하셨다니 다행이네요. 역시 둘째는 첫째보다는 조금 쉬운가 보네요.
저도 월요일날 첫째 태어났습니다. 쿄쿄
surfnsun | 2010/07/26 18:18 | PERMALINK | EDIT/DEL
아. 축하축하! 나중에 애들 데리고 모여보자고~ㅋ
manim | 2010/07/22 13:2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우아아아아 축하합니다. 드디어 둘째가 태어났군요. ^_^
둘째가 여러모로 첫째보다 경쟁력이 있는 것 같던데.
남편하고 똑같이 생긴 남자가 하나 더 <- 여기에서 완전 빵 터졌슴다.
더운데 몸조리 잘하고 언제 또 놀러와용 ㅇㅇ/
surfnsun | 2010/07/26 18:21 | PERMALINK | EDIT/DEL
네 언니. 또 놀러가고 싶어요. ^^
가면 재워주시나요?ㅎ
zolaist | 2010/07/22 14:04 | PERMALINK | EDIT/DEL | REPLY
드디어 낳았군요. 축하드려요~! 육아 관련 프로그램 보면 둘째 낳고서 힘들어하는 집이 많던데, 지안이가 잘 이해해 준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몸조리 잘하세요^^

그리고 승훈이도 2세를 ㅎㅎ 축하축하^^
surfnsun | 2010/07/26 18:21 | PERMALINK | EDIT/DEL
고마워. 너희 애도 잘 크고 있니?
hubility | 2010/07/24 18: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그래도 어떻게 지내시나 궁금했는데. :)
준유를 순산하셨다니 축하드려요~!
surfnsun | 2010/07/26 18:22 | PERMALINK | EDIT/DEL
멀리서 늘 생각해주니 정말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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