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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3 21:05

낚시성 제목이 될까 부담스러운데, 어쨌든,
지안이가 본인은 영어를 할 줄 안다고 합니다.ㅋㅋ

머지 않은 미래에 제 두 번째 전공을 살려서 영어를 가르칠 생각인데,
아직 시작은 안했지만, 영어 관련 에피소드가 생겼으니 가볍게 적어봅니다.

두 돌 되기 전부터, 지하철을 자주 타면서, 안내방송을 듣게 했습니다.
요즘은 사월행/문양행 열차 도착 방송을 듣고 엄마에게 알려주고,
어느행 열차를 타야하는지도 골라내곤 합니다.

한동안은 정차역마다 역이름을 알려달래더니
이젠 영어방송까지 듣기 시작했나 봅니다.

지하철에서 우리말로 조잘조잘 잘 놀다가 갑자기
"대구뱅?" "수성구오페수?" 하며 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절 쳐다봐요.

전 ㅋㅋ대면서도 최선의 발음으로
대구 bank, 수성구 office라고 말해줘요. 영어라고 알려주면서요.

그럼 지안이는 또 대구뱅, 수성구오페수를 반복하고, 저도 반복하고.
영어 공부시키는 엄마로 오해받을까 좀 부담스럽지만(대구 지하철 엄청 조용함)
애 말하는 거 들으면 ㅋㅋ 정말 재밌긴 합니다.

얼마 전엔 대구오페수가 대구암페스로 발전했는데,
'오'와 '아'의 중간쯤 되는 발음을 잡아낸 거 하며 f 들어가면서 나는 약간의 비음(인가.. 사실 저도 잘..-_-)을
'ㅁ'으로 표현한 거 보면서 감탄했습니다.
모국어 발음에 집중을 해야 모국어를 빨리 배운다고 하죠.
(몇 가지 책에서 봤는데 특히 '양육쇼크'에서 강조한 내용. 이중언어 환경은 또 다른 얘기인데, 한국에서 한국 부모가 애 키우는 경우는 해당 없으므로 패스.)
그래서 지안이가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영어를 구사하는 걸 보면
'녀석, 모국어 발음이 잘 자리잡았구나. 그래 장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두 돌 전에도 love를 정확하게 '러브'라고 우리말로 발음했죠.)

얼마 전에 들은 동요cd에서 어떤 아이가
'진달래꽃'의 'ㄹ'을 영어 'L'로 발음하는 거 듣고 확 깼는데
그런 일은 없어야지요.

 그것 말고 지안이가 아는 영어는
'브란베 브란베 웟두유씨'(brown bear, what do you see), '하이하이 하이하이 나슈미츄'(hi nice to meet you), 유리미시(유리드믹스) 등이 있네요.

지안이가 영어를 할 줄 안다길래,
어제 남편이랑 저랑 재미삼아 애한테 영어로만 이야기를 해봤더니
곧 울상이 되더군요.ㅋㅋ

지나가다 들은 방송과 동요에는 거부감이 없는 걸로 봐서
어릴 때 시작하려면 정석대로 동요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별 내용 없는 글이었지만 어쨌거나
아이가 '나는 영어 잘 해.'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거고,
그 생각을 계속 끌고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가장 중요할 거 같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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