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5 17:12
[아이들/잘 커요]
33개월의 지안이, 숫자를 향한 사랑을 이제 숨길 수 없게 되었네요.
어느 날 뜬금없이 "엄마, 1하고 2하고 3하고 3하고 3하고 4하고 5가 있으면 1, 2, 3, 3, 3, 4, 5라고 읽는 거예요?" 라고 말하기 전까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젠 좀 독특하다는 걸 인정해야 할 듯해요.
'숫자 동물농장' 류의 책에 열광하고, 27개월 무렵부터 서른까지 세고, 실물로도 열 몇 개까지 셀 줄 알 때는(참고로, 1부터 x까지 말로 읊는 것과, 실물의 갯수를 세는 것은 별개의 능력) 그런가보다 했어요. 문자나 숫자란 게 가르치기 나름이라서, 수를 세는 능력과 수에 대한 사랑이 정비례하지는 않으니까요. 근데 저 말은.. 멍하게 있을 때도 머릿 속에 숫자가 둥둥 떠다닌다는 거네요.. 허허.
지안이는 엄마나 할머니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데, 두 사람 다 숫자 얘긴 많이 안해요. 아빠도 그다지. 학습지 같은 건 당연히 안하고요. 하나에서 열까지 읊는 건 저한테 배웠고, 일부터 십까지는 할머니한테 배운 듯 한데, 나머지는 아흔을 바라보시는 증조부께서 가르치신 듯 합니다. 저는 신생아 보느라 정신없던 무렵이라 뭘 얼마나 가르치셨는지 파악 불가하나, 숫자 읽기를 가르치시는 광경은 한 번 목격. 아무튼 그래서 현재 19까지인지 29까지인지 달력 숫자는 대충 읽을 줄 아는 것 같습니다.
숫자 사랑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는, 순서에 관심이 참 많다는 것. 뽀로로 인형극에서 본 '루피의 마법 스프' 에피소드를 참 좋아해요. 그 얘길 자주 해주는데, 처음 한다는 질문이 "그런데 왜 뽀로로한테 제일 먼저 (마법 스프를) 줬어요?"였어요. 자고 일어나자마자 뜬금없이 "엄마, 여름 다음에 겨울이예요?"라고 묻기도 하고요. '둥근 해가 떴습니다' 노래에도 이의를 제기해서(왜 이를 먼저 닦냐고..) 우리 집에선 '제일 먼저 오줌 누고, 밥 먹고 이 닦자'가 되었네요. '우리집 비홍이가 새끼를 낳았어요' 노래에도 한때 열광했어요. 개가 새끼를 여섯 마리 낳아서 두 마리, 한 마리를 분양하고 세 마리가 남았다는 얘기인데, 손가락으로 세며 노래를 불러주면 뭐가 그리 좋은지 함박웃음을 짓고 "또!"를 외치곤 했네요.
인형 놀이를 할 때도 각을 무쟈게 잡습니다. 동물 여섯 마리가 생일 파티를 하는데, 여섯이서 둥그렇게 둘러앉는 게 아니라, 이런 모양으로 줄을 서요.
_____________동물4_______
동물1, 동물2, 케이크, 동물3
_____________동물5_______
_____________동물6_______
(케이크가 네모였는데, 둥글었다면 또 어땠을지는 모르겠네요.)
어느 날 밤, 현관에서 신발정리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얼마나 반듯하게 줄을 세워놨던지요.. 살짝 무서웠음.-_-
그러고보니 한동안 제일 자주 하던 놀이가 화투였네요.-_- 할머니와 주로 하는데, 민화투라고 하나요, 같은 패 나오면 두 장씩 따 가는 거. 암튼 같은 거 네 짝씩 맞추고 이름도 다 아네요. 화투도 그렇고 옷도 그렇고 '한 세트', '한 벌' 개념을 참 좋아합니다.
이런 지안이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남편과 시부모님은 수학 잘 할 거 같다고 좋아하시는데, 저는 너무 이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물타기(?)하는 데 관심이 더 많습니다. 수학적으로 뛰어난 게 나쁜 건 아닌데(당연히 좋지만,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유전적으로 환경적으로 뛰어날 수밖에 없을 거라 믿고 있어서 뭐..), 그 부작용으로 너무 독특한 정신세계를 갖는 건 득실을 생각해봐야 할 거 같아요.
암튼, 아이는 이러하되 저는 아직은 관심있게 지켜볼 뿐이고, 나중에 커서는 같이 보드게임하면 진짜 재미있겠다고 기대하고 있지만, 지금은 이야기하고 노래 부르고 몸으로 뒹굴고 노는 게 더 좋네요.
추가.
1. 최근에 화투를 48장까지 세더라고 아빠가 제보해 왔습니다.
2. 숫자를 쓰기-_-(한글이고 영어고, 아무 것도 읽긴 커녕 쓰라고 시킨 적이 없는데!) 시작했습니다. 반전은.. 12까지 세며 쓰길래 가봤더니.. 똑같이 생긴 길쭉한 점이 열두 개.ㅋㅋㅋ 하지만 본인은 정말 숫자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
어느 날 뜬금없이 "엄마, 1하고 2하고 3하고 3하고 3하고 4하고 5가 있으면 1, 2, 3, 3, 3, 4, 5라고 읽는 거예요?" 라고 말하기 전까진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이젠 좀 독특하다는 걸 인정해야 할 듯해요.
'숫자 동물농장' 류의 책에 열광하고, 27개월 무렵부터 서른까지 세고, 실물로도 열 몇 개까지 셀 줄 알 때는(참고로, 1부터 x까지 말로 읊는 것과, 실물의 갯수를 세는 것은 별개의 능력) 그런가보다 했어요. 문자나 숫자란 게 가르치기 나름이라서, 수를 세는 능력과 수에 대한 사랑이 정비례하지는 않으니까요. 근데 저 말은.. 멍하게 있을 때도 머릿 속에 숫자가 둥둥 떠다닌다는 거네요.. 허허.
지안이는 엄마나 할머니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데, 두 사람 다 숫자 얘긴 많이 안해요. 아빠도 그다지. 학습지 같은 건 당연히 안하고요. 하나에서 열까지 읊는 건 저한테 배웠고, 일부터 십까지는 할머니한테 배운 듯 한데, 나머지는 아흔을 바라보시는 증조부께서 가르치신 듯 합니다. 저는 신생아 보느라 정신없던 무렵이라 뭘 얼마나 가르치셨는지 파악 불가하나, 숫자 읽기를 가르치시는 광경은 한 번 목격. 아무튼 그래서 현재 19까지인지 29까지인지 달력 숫자는 대충 읽을 줄 아는 것 같습니다.
숫자 사랑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는, 순서에 관심이 참 많다는 것. 뽀로로 인형극에서 본 '루피의 마법 스프' 에피소드를 참 좋아해요. 그 얘길 자주 해주는데, 처음 한다는 질문이 "그런데 왜 뽀로로한테 제일 먼저 (마법 스프를) 줬어요?"였어요. 자고 일어나자마자 뜬금없이 "엄마, 여름 다음에 겨울이예요?"라고 묻기도 하고요. '둥근 해가 떴습니다' 노래에도 이의를 제기해서(왜 이를 먼저 닦냐고..) 우리 집에선 '제일 먼저 오줌 누고, 밥 먹고 이 닦자'가 되었네요. '우리집 비홍이가 새끼를 낳았어요' 노래에도 한때 열광했어요. 개가 새끼를 여섯 마리 낳아서 두 마리, 한 마리를 분양하고 세 마리가 남았다는 얘기인데, 손가락으로 세며 노래를 불러주면 뭐가 그리 좋은지 함박웃음을 짓고 "또!"를 외치곤 했네요.
인형 놀이를 할 때도 각을 무쟈게 잡습니다. 동물 여섯 마리가 생일 파티를 하는데, 여섯이서 둥그렇게 둘러앉는 게 아니라, 이런 모양으로 줄을 서요.
_____________동물4_______
동물1, 동물2, 케이크, 동물3
_____________동물5_______
_____________동물6_______
(케이크가 네모였는데, 둥글었다면 또 어땠을지는 모르겠네요.)
어느 날 밤, 현관에서 신발정리를 하겠다고 나섰는데, 얼마나 반듯하게 줄을 세워놨던지요.. 살짝 무서웠음.-_-
그러고보니 한동안 제일 자주 하던 놀이가 화투였네요.-_- 할머니와 주로 하는데, 민화투라고 하나요, 같은 패 나오면 두 장씩 따 가는 거. 암튼 같은 거 네 짝씩 맞추고 이름도 다 아네요. 화투도 그렇고 옷도 그렇고 '한 세트', '한 벌' 개념을 참 좋아합니다.
이런 지안이에 대한 가족들의 반응은.. 남편과 시부모님은 수학 잘 할 거 같다고 좋아하시는데, 저는 너무 이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물타기(?)하는 데 관심이 더 많습니다. 수학적으로 뛰어난 게 나쁜 건 아닌데(당연히 좋지만,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유전적으로 환경적으로 뛰어날 수밖에 없을 거라 믿고 있어서 뭐..), 그 부작용으로 너무 독특한 정신세계를 갖는 건 득실을 생각해봐야 할 거 같아요.
암튼, 아이는 이러하되 저는 아직은 관심있게 지켜볼 뿐이고, 나중에 커서는 같이 보드게임하면 진짜 재미있겠다고 기대하고 있지만, 지금은 이야기하고 노래 부르고 몸으로 뒹굴고 노는 게 더 좋네요.
추가.
1. 최근에 화투를 48장까지 세더라고 아빠가 제보해 왔습니다.
2. 숫자를 쓰기-_-(한글이고 영어고, 아무 것도 읽긴 커녕 쓰라고 시킨 적이 없는데!) 시작했습니다. 반전은.. 12까지 세며 쓰길래 가봤더니.. 똑같이 생긴 길쭉한 점이 열두 개.ㅋㅋㅋ 하지만 본인은 정말 숫자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듯.



